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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의회, 지리산 케이블카 유치 관련 성명서 발표

군수 면담을 통해 드러난 내용을 다시 물을 필요가 있나?

정수천 기자 | 기사입력 2023/07/19 [16:24]

함양군의회, 지리산 케이블카 유치 관련 성명서 발표

군수 면담을 통해 드러난 내용을 다시 물을 필요가 있나?

정수천 기자 | 입력 : 2023/07/19 [16:24]

▲7월 19일, 함양군의회 의원들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박용운 의장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정수천

 

719일 오후 2시 함양군의회 청사 앞에서 함양군의회 박용운 의장을 포함한 10명의 군의원이 지리산 케이블카 유치 촉구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는 712일에 보도된 MBC경남과의 인터뷰에서 이승화 산청군수가 발언한 내용에 대한 진실 규명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함양군의회의 성명서는 우선 홍준표 도지사 시절 경남도의 주관으로 산청군과 협력해 케이블카를 공동 추진한 지자체로서 우리 군과 협의도 없이 단독으로 국립공원 계획변경안을 제출한 산청군의 행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산청군이 단독으로 환경부에 계획변경안을 제출한 것에 대해 유감을 먼저 표명했다.

 

그리고 최근 언론과 방송 내용 중 산청군이 먼저 하고, 함양군은 뒤에 하기로합의한 사항에 대해 언제, 어디서, 누구와 산청군이 먼저 하고 함양군이 나중에 하기로 한 것인지에 대해 경남지사와 산청군수는 협의 내용을 명확히 밝혀 주기를 바란다.”라는 내용이 뒤를 잇는다.

 

사실 이 부분은 지리산 케이블카 민간유치위원회(이하 유치위)’가 지난 714일 오후에 군수실에서 면담을 하며 진병영 군수에게 물어본 내용이기도 하다. 당시 면담 참석자에 따르면, 면담에서 진 군수는 합의는 사실이 아니고, 박 도지사가 산청이 먼저 하고 그다음은 함양이라는 말을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진 군수가 이승화 산청군수에게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항의 전화도 했다고 말한 것으로 면담 참석자는 전했다. 사실이 그러하다면 함양군의회는 산청군수의 거짓 인터뷰를 규탄하고 항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어야 한다.

 

성명서의 내용은 지리산 케이블카 유치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에 대해 산청군수에게 책임을 묻고, 이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하는 것이라야 한다. 하지만 함양군의회의 성명서는 이런 내용들을 담지 못했다.

 

▲7월 14일, 지리산 케이블카 민간유치위원회와 진 군수의 면담 장면     ©함양군

 

유치위는 714일 면담에서 진 군수의 해명을 듣고, 이승화 산청군수가 인터뷰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것에 대해 함양군의 공식적인 입장을 언론에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717일 함양군이 언론에 배포한 보도 자료는 유치위가 요청한 것과는 내용이 좀 달랐다.

 

이에 대해 군수 면담 참석자는 그런데 717일에 나온 언론의 보도를 접하고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지리산 케이블카 유치는 양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유치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원론적인 내용이었다. 우리가 언론에 밝혀 달라고 한 내용과는 거리가 멀었다.”라고 말했다.

 

면담에서 산청군수의 인터뷰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전해 들은 유치위가 진 군수에게 이와 관련해 함양군의 공식적인 입장을 언론에 밝혀 달라고 요청한 이유가 있다. 산청군수의 인터뷰 내용이 사실이거나 사실로 묵인되는 경우, 유치위의 동력과 방향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52일 발대식을 열고 유치위가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데, 산청군수의 발언대로 이미 산청군이 먼저 케이블카를 유치하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면, 유치위의 활동은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환경부는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도에서 협의해 영·호남 각 1개소 추천을 선호해 왔기 때문이다.

 

MBC경남의 보도 직후, 이현규 유치위원장은 만약 산청군수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함양군의 케이블카 유치는 사실상 좀 어려울 것 같다. 합의가 됐다면 유치위가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라고 밝혔다.

 

산청군수의 인터뷰가 보도된 직후 유치위는 함양군의 즉각적이고 현실적인 대응을 원했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다. 함양군은 717일 보도 자료에서 지리산 케이블카 유치는 양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유치 의지에 변함이 없다.”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7월 19일, 성명서 발표 후 의장실로 자리를 옮겨 질의응답 중이다     ©정수천 

 

유치위와 진 군수의 면담을 통해 이승화 산청군수의 발언이 허위라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이제 함양군의회가 다시 그 발언의 진위를 묻고 나선 것이다. 면담을 통해 이미 밝혀진 사실에 대해 다시 진위 여부를 묻는 것은 군의회의 행정력 낭비다. 사실 군민들이 볼 때 이 부분이 가장 이상하게 느껴지는 점이다.

 

함양군의회 청사 앞에서 성명서 발표 이후, 박용운 의장을 비롯해 군의원들과 기자들은 의장실로 자리를 옮겨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의장은 경남지사와 산청군수의 합의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으면, 경남도와 산청군을 방문해 유감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함양군이 산청군수의 발언에 대해 보도 자료를 통해 명확하게 사실 관계를 밝혔다면, 함양군의회의 성명서는 내용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아마도 성명서에는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책임을 물으며, 이승화 군수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을 것이다. 그리고 유치위는 계획대로 산청군청 앞에서 이승화 군수의 거짓을 규탄하는 집회를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함양군의회의 성명서 발표를 통해 산청군수가 인터뷰한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다시 묻게 됐다. 경남도·산청군과 어떤 역학 관계에 놓여 있기에, 함양군이 홍길동처럼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서자 신분이 된 것인지, 군민들은 의아할 뿐이다.

 

▲지난 7월 12일 MBC경남 뉴스데스크    ©MBC경남 캡처

 

아래는 함양군의회의 성명서 전문이다.

 

- 지리산 케이블카 유치에 대한 성명서

 

함양군민은 지리산 케이블카가 함양군에 유치되기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으며 최근 언론에 보도된 내용의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 줄 것을 촉구한다.

 

산청군수는 경남MBC 뉴스데스크의 인터뷰에서 경남에서는 함양군도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 중인데, 산청군은 내부 조율이 있었다고 밝혔고, “합의가 된 것입니다. 지사님이 저하고 시장·군수 있는 데서 산청군이 먼저 하고 함양군은 좀 있다가 하고..”라는 인터뷰 내용을 접하고 같은 경남도민으로서 전 함양군민과 30만 재외향우는 분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명확한 사실을 밝히고자 성명서를 발표하고 공개적인 답변을 요구하고자 한다.

 

첫째, 함양군은 홍준표 도지사 시절 경남도의 주관으로 산청군과 협력해 케이블카를 공동 추진한 지자체로서 우리 군과 협의도 없이 단독으로 국립공원 계획변경안을 제출한 산청군의 행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둘째, 최근 언론과 방송 내용 중 산청군이 먼저 하고, 함양군은 뒤에 하기로합의한 사항에 대해 언제, 어디서, 누구와 산청군이 먼저 하고 함양군이 나중에 하기로 한 것인지에 대해 경남지사와 산청군수는 협의 내용을 명확히 밝혀 주기를 바란다.

 

함양군의회에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지리산 케이블카의 함양 유치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함양군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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